2023년 3월 17일 금요일

소나무 화재로 무너진 모자의 희망 어머니 준순씨 아들 영호씨 충남 예산 시골 마을 컨테이너 집 소나무 590회 3월 17일


소나무 화재로 무너진 모자의 희망 어머니 준순씨 아들 영호씨 충남 예산 시골 마을 컨테이너 집 소나무 590회 3월 17일

MBN 소중한 나눔 무한 행복 소나무 589회 2023년 3월 17일 방송 시간 출연진 나이 사연 후원 촬영장소 

화재로 무너진 모자의 희망

충남 예산군 시골 마을. 
이곳에는 어머니 준순 씨(91)와 아들 영호 씨(50) 두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두 모자는 난방도 안 되는 작은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데요. 
바로 2년 전 갑작스러운 화재로 집 전체가 불탔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 어머니의 치매 증상은 갈수록 심해졌고, 평생 일궈온 모자의 터전과 살아갈 희망마저 앗아가 버렸습니다. 아흔이 넘은 어머니를 위해 매일 아침 씻겨드리고, 식사를 챙겨드리는 것은 모두 영호 씨의 몫인데요. 또한 생활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집 앞 텃밭에 어머니가 좋아하는 채소를 심어 부지런히 가꾸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끊겨 초밥집 장사를 그만두게 됐다는 영호 씨는 평생 주방 생활을 하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리운전 일을 택했습니다. 자신보다 어머니가 먼저인 탓에 어머니 밥은 손수 차려주면서 정작 본인은 빵 하나로 끼니를 때우는 영호 씨! 어렸을 적 트라우마로 인해 양극성 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어 하루에 먹는 알약 개수만 8가지인데요. 사람을 마주하기 힘든 그에게 지금의 일은 너무나도 괴롭지만, 하나뿐인 어머닐 위해서 오늘도 힘을 내 봅니다.
“화재와 함께 남은 희망도 불타버렸어요.”
2년 전 홀로 계신 어머니 걱정에 고향으로 내려온 아들 영호 씨.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간 사이 영호 씨에게 온 청천벽력 같은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바로 소방서에서 집이 불타 진압하고 있다는 전화였는데요. 영호 씨를 기다리고 있던 건 불에 탄 채 쓰러져 있던 집이었습니다. 대리운전하며 하루하루 간신히 버텨오던 모자에게 갑작스러운 화재는 실낱같은 희망마저 무너뜨렸습니다. 당장 어머님 모시고 살 새집을 구하는 게 급선무였지만, 평생 살았던 터전을 쉽게 떠날 수 없어 작은 컨테이너 집을 설치했는데요. 난방도 안 되는 집. 전기 판넬을 깔았지만 엄청난 난방비 때문에 제때 못 낸 요금들이 쌓여만 갑니다. 조금이라도 어머니를 따듯하게 해드리고 싶어 항상 난방을 켜고 나가지만 준순 씨는 자꾸만 난방을 끄게 됩니다.
“여태껏 불효자로 살았으니 남은 생은 자식 도리를 해야죠..”
양극성 장애뿐만 아니라 평소 허리와 다리 통증이 심하다는 영호 씨. 그럼에도 그는 아픔을 이겨내며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정성으로 돌보고, 밤낮을 바꿔가며 일하고 있는데요. 바깥에 나가 일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늘 집에 혼자 계시는 어머니 걱정에 마음 편할 날이 없습니다. 최근 어머니 방에 CCTV를 설치했는데요. 영호 씨가 집을 비운 사이 어머니께서 혼자 넘어져 얼굴을 다치셨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일하는 도중에 손님이 없으면 수시로 핸드폰을 확인하고는 합니다. 허리가 너무 아파 디스크인 줄 알았지만, 최근 병원 진료 후 척추 전방위 전위증 진단을 받아 하루라도 빨리 수술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수술을 받게 되면 혼자 계실 어머니와 경제적 형편을 고려했을 때 영호 씨에게 수술이란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빚도 갚아야 하는데 어머니의 무릎과 치매 관련 약 비용, 전기세, 대리운전 기름값까지… 영호 씨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제 마지막 소원은 어머니와 함께할 수 있는 날이 지속되는 것밖에 없어요.”
어려운 형편 탓에 어머니 병원 한 번 편히 모시고 가지 못한 지난날들. 갈수록 손이 구부러지고, 다리가 아프신 어머니를 보며 자신의 탓인 것 같아 늘 맘이 아픕니다. 하지만 곁을 지켜주는 막내아들이 그저 고맙고, 든든하기만 하다는 준순 씨. 홀로 힘들게 다섯 아들을 키웠을 어머니를 따듯하게 한 번 안아드리지 못했던 게 후회되는 영호 씨의 소원은 남은 생, 효도할 수 있도록 어머니가 건강하게 계셔주는 것뿐입니다. 서로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모자에게 시린 겨울이 지나고 봄바람이 찾아올까요?
화재로 인한 충격으로 치매가 심해진 아흔 넘은 어머니, 대리운전하며 홀로 어머니를 돌보는 아들, 화재 피해로 인해 희망마저 잿더미에 묻혀버린 안타까운 모자의 사연을 MBN 소나무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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